“경선이 문제 아냐”… 與, 주자들 갈등에 ‘2012년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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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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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후 분열로 2012 대선 실패
이낙연-이재명 지지층 간 간극
후보 간 화학적 결합 못할 우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중앙도서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청년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 간 갈등이 갈수록 극심해지면서 경선 이후 당과 후보 간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 지도부가 원팀 협약식까지 열며 진정시키려 했지만 갈등은 더 고조되고 있다.

1위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는 29일 또다시 충돌했다. 이 지사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협약식 이후 상처를 주지 않으려 했는데 (이낙연 캠프) 설훈 의원이 바로 네거티브를 시작했고, 토론에서도 같은 공격이 반복됐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도 인터뷰에서 “(전날 TV토론회에서) 상대 후보께서 이쪽이 흑색선전이니 책임져야 한다고 발언하셔서 정리가 안 되고 오히려 문제가 계속되는 상황이 됐다”고 맞받아쳤다.

민주당 경선 과열 양상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자 당내에서는 2012년 대선 경선 후유증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지난 18대 대선 경선에서 현장투표 자료 유출 논란 등을 놓고 캠프 간 극한 충돌을 겪었다. 급기야 공정성을 문제 삼은 일부 후보가 울산 경선에 불참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당시 경선 상처가 너무 커서 경선 이후 후보 캠프와 당이 전혀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했다”며 “대선이 진행 중인데 의원들이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회상했다.

당내 분열에 문재인·안철수 후보 간 야권 단일화 갈등까지 겹치면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2012년 대선은 뼈아픈 과거로 남아 있다. 결국 이 갈등이 당시 대선에서 패인의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고,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분당의 씨앗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시 후보 간 단일대오를 유지하지 못한 게 패인이 된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서초구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사무실에서 버스운수노동자들과 정책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지층 간 반목도 매우 위험한 ‘암초’다.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지난 17~18일 전국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이 지사 지지층의 63.2%는 이낙연·윤석열 양강 구도가 될 경우 이 전 대표를 지지하겠다고 했지만, 이 전 대표 지지층 가운데 이재명·윤석열 양강 구도에서 이 지사를 지지하겠다는 비율은 33.5%에 불과했다(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의원들은 공통적으로 이번 경선이 2012년이 아닌 2017년 경선처럼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2017년 문재인 후보는 경선 내내 “화합과 통합의 용광로에 찬물을 끼얹는 인사가 있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화학적 결합을 중시했고, 경선 후 안희정 이재명 후보와 문재인 캠프가 단일대오를 유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다만 2012년과 현 상황이 다른 만큼 경선 이후 화학적 결합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임기 말임에도 문 대통령 지지율이 확고하기 때문에 경선 이후 화학적 결합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원팀 기조에서 이탈하는 순간 정치적 생명이 끝이라는 것을 의원들이 과거 경험을 토대로 직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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